아침명상 06/03 인반 전지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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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녕하세요, 아침명상을 맡게 된 인반 전지은입니다.

영영 오지 않을 것 같았던, 오지 않았으면 하던 아침명상이 제 차례가 오고야 말았네요.

저는 추운 겨울 1월에 여기 들어왔습니다. 1차 시험이 64일 남았던 시점이라

새로운 환경, 새로운 사람들과 적응할 새도 없이 공부에만 전념해야 했던 때였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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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음 들어올 땐 다들 어떠셨는지는 몰라도 저는 솔직히 생활적인 부분에서는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.

여기 들어오기 전에는 집에서 노량진까지 통학하면서 다닐 때가 더 많이 힘들었거든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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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고 오고 하는데 3시간 걸리는 거리이며, 아침엔 복잡한 출근길로 꽉 찬 지하철,

공부할 때 친구는 독이라 생각해 혼자 생활하던 기간들,

하루에 부모님께 ‘다녀오겠습니다.’ ‘다녀왔습니다.’ 이 말 두 마디하며 보냈던 것 같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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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일 아침 첫차타고가고 막차타고 들어오던 저를 안쓰러워 하셨던 부모님은

여자 혼자 사는건 절대 안된다하시며 반대하셨는데 시험 2개월 전 부터는 고시원을 잡아주셨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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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까우니 몸이 덜 피로하고 괜찮겠지 했는데 하루에 두 마디 조차 없어지니 기계같은 생활만 반복하고 있더라구요.

고시원을 노량진 근처에 잡으면 자주 가게 될까봐 일부러 20~30분 걸어야 하는 곳에 잡았는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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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부 다 끝나고 걸어가는 그 순간이 그나마 하루 중에 제일 편안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.

그렇게 16년 2차를 준비하였고, 그 당시 그 지역이 그나마 경쟁률도 낮았고 점수도 괜찮아 합격할 것 같았는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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떨어진 결과를 보니 믿어주신 부모님 보기도 죄송하고 무엇보다 제가 너무 스스로가 못나 보이고 작아지고

왜 남들은 쉽게 붙는 것 같은 이 시험이 나에겐 왜 이리 어려운지 이렇게 힘든지 뭘 대체 어떻게 더 하라는 건지 막막했던 것 같습니다.

그날 밤 부모님이랑 술한잔 하면서 아빠께서 하시는 말씀이 "쉽게 되진 않을거다.” 였어요.

이 말을 듣는데 인정하면서도 뭔가 억울하고 아빠 눈에는 내가 한 노력들이 아무것도 아닌 거처럼 보이셨나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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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 역시 결과가 안 좋으니 그 동안의 과정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구나 속상했는데

뒤에 하시던 말씀이 저를 지금까지 버티게 해준 거 같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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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중에 네가 경찰관이 되었을 때 수많은 유혹들이 기다리고 욕심들이 생겨날 때 뿌리칠 수 있는 힘은

지금 네가 힘들게 겪고 있는 이 과정들이라고, 특히나 경찰에겐 더욱 이 과정이 필요하지 않겠냐며 말씀하시는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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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인이 되어 부모님 앞에서 울었던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.

얼마나 훌륭한 경찰관이 되려고 17년도 1차도 아닌 2차까지 저는 그 과정들을 밟고 있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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네 저도 단 한가지의 약속만을 하겠습니다. 이 과정을 이젠 끝내려합니다.

제 인생에서 2018년도는 좀 더 다른 삶을 살 수 있도록. 여러분들도 정말 많은 것을 포기하고 여기있으신거라 생각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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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모님, 친구, 애인, 술, 담배 등등의 자유를 포기하고 여기에 계시는 만큼

밖에서의 이러한 자유를 누리는 분들보다 더 빨리 붙어서 안성 메가CST 1기 여러분들 모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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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앙경찰학교 293기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.

마지막으로 인반 담임쌤 요한쌤을 비롯하여 쿠폰 받으면 쿠폰 받았다고 아이스크림 돌리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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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일이면 생일선물로 받은 초코파이를 돌려 다같이 먹는 우리 반 사람들

말은 못하지만 항상 감사드리고 특히, 인반 여러분들 모두 2차에 좋은 결실 맺었으면 좋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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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상 명상 마치겠습니다.